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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소니, 스타일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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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촬영 노하우] “나를 찾는 길, 좋은 사진을 위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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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분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송철의 작가가 소개하는 사진에 나만의 메시지를 담는 방법입니다. 사진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나만의 색을 표현한다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송철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사진을 찾아가는 여정을 한 번 떠나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송철의ᅵ사진가


제주도에서 개인사진갤러리인 [사운드로잉]을 운영 중인 송철의 작가는 패션, 웨딩, 앨범 재킷 등 여러 분야의 상업사진과 더불어 풍경사진으로 서울과 제주 그리고 런던에서 개인전을 가질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이다.



저는 지금도 사진작업을 통해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으며 심지어 몇 년 후에 제가 사진을 직업으로 삼고 있을지 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즐거운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플릇 전공으로 음대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레스토랑 매니저, 신문기자, 영어 학원 운영 등 전혀 관계없는 직업들을 가졌던 이력을 생각하면 딱히 이상할 것 없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제가 직업 포토그래퍼로서 늘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고 또한 제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가는 일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훗날 돌아봤을 때 제 자신과 작업물에 대해 후회스럽고 부끄럽지 않기 위해 말이죠. 지금부터 제가 인상 깊게 읽은 책 중 하나인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를 인용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사진과 글은 자체의 특성으로 이루어지는 회화나 음악과는 달리

‘무엇’을 찍고 ‘무엇’에 관해 쓰는 것처럼 늘 ‘무엇’이라는 대상이 필요하다.”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노트] 중



Memory of Dancing with You 2016 제주도, Music by 최용석 Photographed by 송철의 a7R + SEL35F14Z




 #1. 사진은 이미지가 아닌 언어

무라카미하루키는 소설가가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 우선 중요한 것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진을 찍기를 원합니다. 그런 분들께 저 또한 ‘좋은 사진을 많이 보십시오’라는 당연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진은 하나의 언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책을 보며 어려운 문법 공부를 하면서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들으면서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사진 또한 마찬가지로 좋은 사진집 혹은 좋은 전시를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사진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A Sudden Gust Wind 1993作, Jeff Wall


사진을 단순히 이미지가 아닌 언어로 인식시켜 준 소위 말하는 ‘인생사진’이 제게도 있습니다. 12년 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본 캐나다 출신의 사진작가 Jeff Wall의 대표작 <A Sudden Gust Wind>가 그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작품은 언뜻 보면 순간을 포착한 스냅처럼 보이지만 그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것과 그 안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게 되면서 제게는 사진을 좀 더 흥미롭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나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작업
초점이 맞지 않거나 노출이 과다 혹은 부족한 것이 사진가의 명확한 의도에 의해서 나온 것이라면 그 사진은 좋은 사진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사진을 기술적인 잣대로 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물론 자신의 의도대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조작과 후보정 등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최대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을 두고 훈련을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는 본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제 관심사는 어떤 아름다운 장면으로부터 오는 ‘위로’에 대한 것입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공부한 탓인지 사진 작업을 음악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도 하고 있는데, 그건 무엇보다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위로’라는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member 2015 영국, Composition 이진주 Photographed by 송철의 a7S + SEL35F28Z+SEL55F18Z


위 뮤직비디오는 피아니스트 이진주 앨범 <Freely, Naturally> 중 [Remember]의 뮤직비디오로 a7S 와 35mmF2.8 + 55mmF1.8 단렌즈 두 개로 작업한 사진들을 엮어서 만들었습니다.




#3. 나만의 시각을 구축하려면

“늘 같은 렌즈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렌즈가 제공하는 시야에 익숙해지면 ‘전체’를 훨씬 빨리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줌렌즈야말로 악마의 작품이다. 줌렌즈는 대상을 날카롭게 잡아내는 경우가 드물며,
더 중요한 이유는, 사진가의 진정한 ‘시각’을 구축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노트] 중


‘진정한’까지는 아니지만 사진가의 ‘시각’을 구축하는데 단렌즈를 사용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는 동의합니다. 2014년 a7R이 출시되면서 저는 기존의 장비들을 모두 처분하고 a7R과 SEL35F28Z 단렌즈 하나를 가지고 이듬해 1월이 되기까지 1년 가까이 그 장비로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직업사진가인데 말이죠!

하나의 화각에 익숙해지게 되면 얻게 되는 소득 중 하나가 찍기 전부터 35mm 화각에 담기는 장면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무의미하게 셔터를 누르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촬영시간과 함께 후반 작업 때 사진을 고르는 시간까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단렌즈를 쓰다 보면 얻게 되는 가장 큰 수확은 화각의 제약으로 인해 프레임 안에 무엇을 넣고 뺄지에 대한 감각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프레임 안에 무언가를 넣고 빼는 문제는 바로 사진가의 의도와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로잉갤러리 2017 제주도,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7R + SEL1635ZA


저는 현재 제주도에서 사진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갤러리 오픈 시간을 전후로 직업 모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표정을 가까이서 자연스럽게 담는 작업을 했습니다. 유섭 카쉬(Yousuf Karsh)처럼 인물사진의 대가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 사진에 힘을 빼고 피사체의 본질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기 위함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장비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사진에 욕심이 들어가기 때문에 간단하게 90mm 단렌즈 하나와 하나의 조명(Rembrandt Lighting)만을 이용해 작업을 했습니다.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사진은 저절로 빛이 납니다. 사람처럼 말이죠!

Your Face 2017 제주도,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90M28G


장비를 간소화하는 가장 큰 장점은 렌즈를 갈아 끼거나 여러 조명들을 컨트롤 하는데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남은 시간을 모델에게 내 의도를 설명하고 교감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업 후에 이런저런 효과를 내지 않은 결과물이 남기는 것은 결국 작가의 의도 밖에는 없는데, 이것을 연작으로 오랜 기간 작업하다 보면 같은 화각으로 담은 사진들은 확실히 작가의 시선에 통일감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4. 나만의 색이 담긴 나만의 사진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보고 느끼는 사진 속에서
사진의 내용이 되는 질감과 명도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사진가의 섬세함을 기르는 일이다. 
음악의 음색, 목소리의 어조, 감정의 느낌, 시의 가락, 떨림의 장단, 동작의 선.”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노트] 중


전 대학 때 플릇을 전공했습니다. 일반인이 듣기에 플릇 연주가들의 소리는 똑같은 ‘플릇’ 소리로 통일될 것입니다. 하지만 플릇을 전공했던 저는 누군가 연주를 하면 누가 연주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자 내는 소리가 전부 다르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음색이라고 부릅니다.

Birds Flying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224G


마찬가지로 사진에도 분명히 각자의 색깔이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피아졸라의 Oblivion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사진입니다. 하늘과 구름을 표현하는데 있어 음악 분위기에 맞게 좀더 몽환적인 느낌으로 표현되고자 하늘을 후보정을 이용해 색상/채도/밝기를 제 의도대로 작업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얼핏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사진이 되며 누군가와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서 촬영했다 하더라도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제 스타일의 작업이 완성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의도들이 통일되게 쌓이면 그건 한 사람의 스타일이 완성되게 됩니다. 같은 풍경 사진인데도 불구하고 제 사진을 보며 ‘이건 송철의 같다’라며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칭찬이라 여깁니다.

Oblivion 2015 Music by Castro Piazzola Photographed by 송철의 a7S + SEL55F18Z




#5. 자연은 내 사진 스승 

렌즈구름 2015 제주도,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7R + SEL1635ZA



“자연이란 비평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가 자연 속에서 느끼는 경외감은 빛, 공간, 질감 그리고 공기의 울림과 관련이 있고, 
자연이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다는 놀라운 발견에 눈을 뜨게 되었다.”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노트] 중


저는 늘 제 사진의 스승은 자연이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특히, 제주의 자연으로부터 지난 4년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필드에 나가 사진을 찍다 보니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질 수 있었습니다. 시간에 따른 빛의 이동, 질감의 변화, 바람의 방향, 구름과 안개, 비와 번개, 만조와 간조, 고도에 따른 기후변화 등 변화무쌍한 제주의 자연은 이러한 변화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사진작업을 할 때는 어떤 장면을 기대하고 한 장소에서 오래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늘 우연한 풍경을 기대하고 쉼 없이 돌아다니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게 작업한 한 장의 사진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풍경이겠지만 제게는 그 찍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저만의 기록이 됩니다.

신풍목장의 번개 2017 제주도,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635ZA




#6. 예술가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훈련

Ring Road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224G



“사진가인 내가 풍경화의 역사를 심사숙고한 다음,
카메라를 써서 내가 연구한 풍경화 같은 사진을 갈고리로 낚아채듯 ‘찍어낸다면’,
결과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사진이 될 것이다.
한 술 더 떠, 인화할 때 장엄한 느낌을 ‘양념으로 곁들이면’, 그야말로 결과는 엉망진창이 된다. 
어느 누구도 자연을 개선할 수는 없다.
저 자연 속에 존재하는 변화무쌍한 공간, 울림, 빛, 공기, 움직임, 삶과 죽음에 조응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밖으로 나가서 내 ‘자신’을 찾는 것이다.”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노트] 중


2년 전 런던에서 작게 개인전을 열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예술가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훈련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홀로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낯선 곳에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굳이 먼 곳으로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낯선 곳에 홀로 있으며 그 곳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며 이것은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혼자 힘으로 쟁취한 무언가는 예술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그 변화는 그리고 곧장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투영될 것입니다.

A Snowy Gas Station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224G


사실 누군가에게 그것도 필드가이드가 아닌 사진에 대해 무언가를 얘기한다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필립 퍼키스라는 대가의 책 내용에 기대어,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공감하고자 이곳에 옮겼습니다.

Myvatn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224G

Lost Star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224G

Particle 2017 아이슬란드, Photographed by 송철의 Sony a9 + SEL1635z



지금까지 송철의 작가의 사진 촬영 노하우를 만나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메시지’라는 작가의 말이 인상 깊습니다. 앞으로도 소니 블로그는 더 많은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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